소희 Sohee

.학생들 사이 인기도 많고 예쁘장한 외모로 단연 돋보이는 소희. 그런 소희의 눈에 다른 또래들에 비해 부유해 보이는 예진이 들어온다. 반에서 조용한 학생인 예진은 화려한 소희가 내민 손을 흔쾌히 잡게 되고 둘은 친구가 된다. 하지만 날이 지날수록 교묘하게 아이들을 괴롭히는 소희의 행동에 예진은 걱정의 조언을 건넨다. 그런 예진에게 돌아온 대가는 집단 따돌림이다. <소희>의 첫 장면은 학생 전담 경찰과 죄책감 없는 소희의 면담이다. 영화는 끝날 때까지 이 경찰의 얼굴을 보여주지 않는다. 영화의 끝 장면에서 마침내 보게 되는 한 경찰의 앞 모습. 그것은 바로 경찰이 되어 미소 짓는 소희의 얼굴이다. 앞으로 소희도 문제 학생 면담자의 역할을 할지도 모른다. 한때 한국 사회면을 달궜던 학창 시절 왕따의 주동자는 이후 경찰이 되고 피해자는 여전히 고통의 기억 속에 사회 부적응자로 살아가는 현실이 영화 속으로 소환된다.
(2021년 제3회 강릉국제영화제)